Things I love - 1.Kintsugi

2020 새해맞이 머릿속으로 생각만 하던 일 해내기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제일 먼저 들었던 킨츠기 원데이 클래스.

이게 생각만 해왔던 것보다 훨씬 더 재밌었고 너무나 딱 내 스타일이어서 이 재미있는 것을 왜 이제야 배웠나 싶었다.

그래서 집에 돌아오는 길에 선생님이 알려주신 재료들을 몽땅 온라인으로 주문해버리고
쉬는 날이면 자리 잡고 앉아서 하루 배운 짧은 경험을 바탕으로 투박한 결과물들을 하나둘 탄생시키기 시작했다.

근데 나는 너무나 마음에 드는 걸 ?

Step 1.

깨진 부분을 순간접착제로 최대한 잘 이어 붙여준 후에 깨지면서 생긴 틈을 도자기용 퍼티로 메꿔줘야 하는데,

이 과정이 가장 중요하다.

시간이 제일 오래 걸리는 과정이고 아주 아주 세심하게 해 놔야
옻을 올렸을 때도, 금분으로 장식했을 때도 예쁘다.

예쁜 게 중요하니까 지루해도 열심히 해야지 암암

Step 2.

대망의 옻 올려주기 타임,

합성 옻은 온라인에서 쉽게 구할 수 있다.
색깔도 꽤 여러 가지로 다양하게 나온다.

등유를 섞을 필요 없이 희석되어 나오는 제품을 구매해서 귀찮은 과정 없이 간단하게 옻을 올려 줄 수 있었다.

근데도 왜 손은 온통 까매진 걸까...

* 붓과 손에 묻은 옻은 식용유로 세척해주면 잘 지워져요

옻을 올려주고 15분에서 20분 정도 말렸다가 금분/은분으로 장식해주는데
이 과정은 도자기의 색에 따라 어울리는 걸로 선택하거나 생략해도 된다.

금은분도 온라인으로 구매할 수 있는데 가격이 조금 못돼서 애껴서 써야 함 :)

햇빛 아래서 찍으니까 너무 예쁘네

영상은 더 예쁘지롱 😛

고작 하루 배우고선 혼자 너무 신나고 푹 빠져버린 것이 좀 웃기지만

나라는 사람은 뭐 하나를 살 때도 좀 더 마음이 가는 것을 사기 위해서 고민 또 고민하고,
그렇게 선택한 물건은 사용하면서 나와 일종의 관계를 맺는 거라 생각한다.

도자기같이 손으로 직접 만드는 것들이 특히 그렇다.

식사를 하거나 차를 마실 때 가만히 쳐다보고 있으면,

이 작품을 만든 작가님은 어떤 생각을 하면서 만들었을까 생각하게 되고

선물을 받았다면 선물한 사람이 어떤 마음으로 나한테 선물해줬을까 생각하게 되는 것처럼

저마다 그 속에 담기는 이야기들이 다르다 보니 가는 시간이 더해질수록 한층 더 소중해진다.

그런 소중한 도자기나 유리가 순간 실수로 깨져버리면 진짜 속상하잖아.. 버릴 수도 없고

그냥 접착제로 붙여버리면 식기는 사용할 수가 없으니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데

직접 깨진 조각들을 이어 붙이고 옻을 올려주면서 다시 새롭게 살려내는 과정을 알게 되니 너무나 기쁜 것.

그 속에 조금 지루하고 귀찮은 과정이 있는가 하면 또 세상 신나고 즐거운 과정이 있어서
꼭 도자기 만들 때와 비슷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래서 더 빠져든 것일지도 모르겠다.

킨츠기 원데이 클래스 정보
@al_season

fin.

Eart.work